강릉과 다카라즈카 인사들의 회담은 만남 자체가 의미 있는 회동이었지만, 첫 만남이라고 해서 의례적인 인사만 교환한 것은 아닙니다. 향후 교류와 협력에 중요한 원칙이 토론됐고, 이를 통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점을 서로 느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참가자들의 주요 경력으로 이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김중남 선생은 전국 공무원노조 위원장을 역임한 뒤 강릉 시장 후보 경력을 가진 민주당원이고, 강릉원주대학교 국제통상학과에 재직 중인 강승호 교수는 중국과 연해주와의 통상 문제에 밝은 연구자입니다.

 

 

이 두 분이 공동대표라는 점에서 <1강릉포럼>은 대내적으로 지역사회 민주화를 지향하면서, 대외적으로 국제 통상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데에 관심이 깊은 단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 두 분은, 강릉 출신으로서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읽은 김성수 열사를 기리는 인권단체 <김성수기념사업회>의 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 인권 신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올해 4월 선거에서 당선된 하시모토 나루토시 효고 현의원은 다카라즈카 시청 근무 경력과 역시 공무원노조 위원장의 경력을 가졌고, “조선학교의 무상화 배제는 제도적 차별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시민 청원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키타노 사토코 시의원은 일찍이 20083월 다카라즈카 시의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성실한 대응을 촉구하는 청원을 채택하는 데에 앞장섰고, 그해 7월 한국을 방문, 823차 수요시위에서 일본 정부가 국가적으로 잘못을 인정해야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었습니다. 이들의 활동은 일본 지방의회원으로 매우 이례적입니다.

 

 

오늘날 효고현은 진보세력이 약하고 보수 세력이 강하다는 면에서 일본의 다른 지역들과 공통되지만, 자민당보다 더 보수적인 유신회 세력이 거대하면서도, 이에 대항하는 무소속 정치인들이 다수 활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지역입니다.

 

효고현의회(정원 86)는 자민당(24)과 유신회(21)와 공명당(13) 등 보수당이 3분의2를 차지했고, 진보적 야당인 입헌민주당(4)과 공산당(2)은 소수입니다. 특이점은 무소속이 22석이나 된다는 점인데, 효고현의 지사 사이토 모토히코(斎藤元彦)씨도 무소속입니다.

 

 

다카라즈카시의회(정원 26)는 유신회(4)와 자민당(3)과 공명당(4) 등의 보수당이 다수이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고, 입헌민주당(2), 공산당(3), 사민당(2), 참정당(1) 등의 야당도 약세인 반면, 무소속이 7석입니다. 시장 야마사키 하루에(山崎晴恵)씨도 무소속입니다.

 

참고로 인근 오사카부의 의회(정원 88)는 유신회(55)가 가장 많고, 공명당(14)과 자민당(7)이 상대적으로 약하며, 진보적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은 각각 1석에 불과합니다. 오사카부의 지사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씨도 유신회 소속입니다.

 

 

하시모토 나루토시 현의원과 키타노 사토코 시의원이 속한 입헌민주당의 강령은 (1) 입헌민주주의를 추구하고, (2) 인권과 다양성이 보장되는, 차별 없는 공생 사회를 지향하며, (3) 개인의 행복이 존중받는 경제 체제 구현을 목표로 하고, (4) 지속가능한 발전과 (5) 평화로운 국제관계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이날 방문단이 만난 두 의원이 조선학교의 고교무상화 포함을 요구하는 가두서명 집회에 참여한 것도 인권과 다양성이 보장되어 차별 없는 공생 사회를 구현한다는 입헌민주당의 목표에 부합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날 회담에서는 교류와 협력의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된 것은 아닙니다. 의제의 사전 조율이 없었던 첫 만남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서로의 정치적 지향과 추구하는 목표가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므로, 향후 강릉과 다카라즈카, 강원도와 효고현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집니다. (jc, 202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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