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 <1차 우리방문단><무용신>의 이름으로 일본을 처음 단체 방문했습니다. 교류와 협력을 위해서입니다. 다카라즈카의 타마세 마을을 방문했고, 이곳의 불교사찰 만푸쿠지(滿福寺) 경내에서 국악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이 콘서트는 <무용신>에 합류해 주신 <풍류회> 회원들이 열어주신 음악회입니다. 조선인 희생 노동자 5분을 위한 위로의 음악회이자 이분들의 넋을 1백년 이상 위로해 오신 타마세 마을의 단심회(壇心會)와 부인회, 그리고 만푸쿠지의 스님들께 드리는 감사의 음악회였습니다.

 

 

이 선례를 이어 <2차 우리방문단>은 풍물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고맙게도 임인출 선생이 주도하시는 <선뜻패>가 공연을 수락해 주셨습니다. <선뜻패>선한 뜻으로 선뜻 나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도 주저 없이 선뜻나서는 선한 뜻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는 풍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충분하지 않아서 <선뜻패> 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어보려고 부지런히 쫓아 다녔습니다. 그동안 임인출 선생 주도의 풍물 공연을 네 번 참관했습니다.

 

 

이같은 참관 경험을 통해 제가 알게 된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선뜻패>의 연주가 빼어나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도 한국 최고 수준의 풍물패에 속한다는 평도 많이 들었습니다.

 

임인출 선생 자신이 이광수 선생님의 수제자로서 <민족음악원> 성남지회의 대표이기도 하십니다. 저는 이광수 선생님도 뵙고 인사를 나누면서 임인출 선생에 대해 이모저모로 여쭈어봤는데, 제자에 대한 자부와 칭찬이 대단하셨습니다.

 

 

둘째, 임인출 선생은 <일과놀이><선뜻패>의 대표를 맡고 계신데, 이 두 풍물패의 연주 이력이 엄청납니다. 우선 임인출 선생 자신이 30년이 넘는 연주 경력을 가지셨고, <일과 놀이><선뜻패>도 적어도 10년 이상의 관록을 가진 풍물패들입니다.

 

이들의 연주 일정은 한 달에 10회에 가까운 공연으로 쉴 새 없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함부르크 시절의 비틀즈도 이렇게까지 실전 연주에 매진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셋째, 제가 특히 감탄한 것은 임인출 선생의 가족이 풍물 가족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아내 분도 풍물과 소리의 실력자이시고, 세 자녀가 모두 풍물 재주꾼들입니다. 특히 둘째인 임동명군은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벌써 풍물뿐 아니라 각종 전통 놀이 연행의 전문가입니다.

 

제 아들은 제 경력을 이어받지 않았습니다. 당연합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선호되는 직업도 달라지니까요. 아마도 대부분의 자녀들이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임인출 선생의 세 자녀는 모두 아버지의 족적을 따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이 경이로웠습니다. 이는 임인출 선생의 풍물 연주 실력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그의 인격과 성품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2차 우리방문단>의 풍물 공연에는 임인출 선생의 아드님 임동명군도 참여합니다. 다른 4분의 연주자들도 임인출 선생과 호흡을 같이해 온 실력 있는 분들이라는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저는 그 같은 평가가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임인출 선생님과 <선뜻패> 연주자들은 이번 풍물공연의 출연료를 받지 않기로 하셨습니다. 이는 전문 연주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바람직한 관행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팀아이><무용신>이 지향하는 한일 양국 시민의 교류와 협력을 위해 선뜻 재능기부 형식을 취하기로 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재능기부는 이번 공연에만 국한되며, 공연을 정례화해 나갈 경우, 내년부터는 합당한 출연료를 드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것은, 연주단의 여비와 숙박비 등의 경비는 주최 측에서 지불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이번 풍물 공연은 입장료를 받는 정식 연주회로 진행됩니다. 풍물 공연에 필요한 비용과 입장료 예상 수입, 그리고 그 간격을 메우기 위한 방법은 <팀아이><무용신> 일꾼들이 논의할 것입니다.

 

 

이번 풍물공연이 수익이 날 공연은 아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험을 잘 축적해서 내년에는 출연료까지 지급할 수 있는 연주회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jc,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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