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는 다카라즈카 시의 기리히타에 세워졌습니다. 다카라즈카 시립공원인 벚꽃동산(櫻の園)의 입구에 마련된 신스이광장(親水広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과거 후쿠치야마선 철도가 지나가던 곳인데 노선이 바뀐 이후 선로만 철거했을 뿐 침목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옛 철로를 따라서 경치 좋고 걷기 좋은 산책길이 조성되었기 때문에 주말마다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가 왜 타마세의 참배묘가 아니라 기리하타의 신스이광장에 세워졌을까요? 그것은 정홍영-콘도 도미오 조사팀의 연구과정 때문입니다. 1985년부터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진행되었던 수도공사와 철도공사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토목공사에 조선인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심증을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다카라즈카의 철도공사와 수도공사는 1880년대에 시작되어 1910-1920년대까지 이뤄졌기 때문에 이 공사에 참여한 조선인들은 강제 동원 노동자들은 아니었습니다. 일제의 조선인 강제동원은 1930년대에 시작되었으니까요. 이들은 조선에서의 궁핍한 생활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으로 일자리를 찾아온 분들이었습니다. 지금 용어로 노동이민자들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각종 국책 토목공사의 결과 보고서에는 조선인들이 참여했다는 기록이 거의 없었습니다. 국책공사를 수주한 토목공사 및 인력관리 회사들도 조선인 고용기록을 남기지 않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홍영-콘도 도미오 연구팀은 이 공사에 조선인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참가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1980년대에도 이 지역에는 조선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었고, 그들은 대부분 선대 가족이 그 토목공사에 참가하기 위해 다카라즈카에 왔다가, 공사가 끝난 후에도 그대로 정착하게 되었던 가족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홍영-콘도도미오 연구팀은 다카라즈카 전 지역을 다니면서 고령의 재일 조선인들을 인터뷰했습니다. 1985년 3월5일 인터뷰한 서사용씨(徐巳用, 남, 85세)로부터 1996년 7월21일 인터뷰한 우남희씨(禹南喜, 여, 79세)에 이르기까지 15명의 인터뷰 기록이 정홍영 선생의 저서 <가극의 거리의 또 다른 역사-다카라즈카와 조선인(1997)>의 제2부에 수록되었습니다.
정홍영-콘도도미오 연구팀은 문헌기록 조사도 병행했는데, 1985년 봄, 다카라즈카 시사(市史) 편찬실의 와카바야시 야스시(若林泰)씨로부터 3장의 매장인허증을 입수했습니다. 이는 니시타니(西谷) 촌사무소가 발행한 김병순, 남익삼, 장장수씨의 매장허가서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조선인 합숙소가 “카와베군 니시타니촌 타마세마을 이즈리하 1-45번지”에 있었음을 알아냈지만, 세 조선인의 매장묘와 참배묘를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1993년 3월25일 연구팀은 <효고조선관계연구회>와 <무쿠게회>의 회원인 호리우치 미노루(堀内稔)선생으로부터 1929년의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고로 조선인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한 신문기사 사본을 입수했습니다. 이튿날 정홍영-곤도 도미오 조사팀은 타케다오(武田尾)에서 기리하타에 이르는 사고 현장을 답사했고, 사고 발생지역이 “나가오산 자락의 신6호 터널의 입구에서 약 50미터 전방 왼쪽에 작은 공터”임을 확인했습니다.
8년의 조사기간 동안 정홍영-콘도 도미오 연구팀은 5명의 조선인 희생자들을 문헌으로 확인했지만 사고 장소나 매장지가 확인된 것은 기리하타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정홍영 선생의 타계 이후 콘도 도미오 선생이 추도비를 세운 곳이 기리하타의 신스이광장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콘도 도미오 선생의 정성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추도비 건립 2달 전에 타마세 만푸쿠지의 주지스님께서 세 조선인의 무연고 만계삼령공양 제사를 해 온 사실을 알려오셨습니다. 이때는 이미 기리하타의 신스이 광장이 추도비 설립 장소로 선정되어 모든 준비가 갖춰진 상태였기 때문에, 추도비에 타마세의 희생자 세 분의 이름을 추가하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이것이 타마세의 3분 희생자와 기리하타의 2분 희생자의 추도비가 기리하타에 세워지게 된 사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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