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정희입니다. 오는 12월6일 강릉에서 강연을 하나 하게 됐습니다.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에 대한 것입니다. 강릉 <고래책방> 3층에서 하게 된다고, 조은혜 선생께서 알려오셨습니다. <강릉인권영화제> 제26차 조직위원회의 사무국장이시죠.
그렇습니다. 이 강연은 제26회 <강릉인권영화제>의 행사입니다. <무용신>은 제24회 때부터 <강릉인권영화제>를 후원해 왔습니다. 올해가 3년째죠. 이번에는 (1) 축하공연과 (2) 사진전, 그리고 (3)북토크로 후원을 드릴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조은혜 사무국장님이 (4) 강연회도 하나 포함시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조은혜 사무국장님의 말씀은 곧 김중남 조직위원장님의 뜻이기도 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저는 반항하지 않고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권력, 특히 권위 있는 권력에 약한 편입니다.
주제도 정해주셨습니다. 강릉과 다카라즈카 사이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가 세워진 사연, 그것이 강릉에 알려진 과정, 강릉이 감사패를 전달하게 된 경위, 앞으로 강릉-다카라즈카의 교류와 협력의 전망을 정리해 달라고 하십니다.

일본 효고현 다카라즈카에 조선인 추도비가 세워진 것은 2020년입니다. 일본 전역에 세워진 약 200개의 조선인 추도비 중에서 가장 최근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효고현과 오사카부의 일본인 활동가들과 재일동포가 힘을 합쳐 세운 추도비입니다.

남북한을 통틀어 이 추도비를 아시는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의 것이기도 하지만, 산골짜기 외딴 곳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으므로 안내를 받아야 가서 참배할 수 있습니다.
5분의 조선인 희생자들은 약 100년 전에 이 산골짜기에서 진행되었던 수도공사와 철도공사에서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입니다. 이분들의 유해는 매장되거나 화장되었고, 이내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을 1백년이 넘게 위령 제사를 지내온 일본인들이 계셨고, 또 이분들의 순난과 희생을 발굴하여 기록으로 남기신 재일동포들이 계셨습니다. 이분들은 힘을 합쳐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조선인들의 추도비를 세웠습니다.
이 추도비는 바깥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희생자들의 한반도 연고지도 조사되었습니다. 1914년에 희생되신 김병순(金炳順)씨의 고향이 강원도 강릉이라는 점이 가장 먼저 확인되었습니다. 일본의 공문서와 신문기사, 그리고 한국의 족보문헌 등을 비교한 결과였습니다.

이 사실이 강릉에 알려지자 강릉시와 시의회는 추도비 건립에 앞장서셨던 8분에게 감사패를 전했습니다. 조선인 희생자들이 잊히지 않도록 노력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창궐하던 코로나 때문에 감사패는 김한근(金漢根) 강릉시장에 의해 직접 전달되지는 못했지만, 도쿄 소재 강원도본부의 강병직 본부장과 문미현 부장의 중개로 전달되었습니다.

감사패 증정식은 2022년 4월에 다카라즈카에서 열렸고, 50여분의 일본인 활동가들과 재일동포들이 참석하셨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조선인들을 위한 이분들의 연구와 활동은 연원도 오래고 내용도 다양하지만, 한국의 공공기관으로부터 감사를 받은 것이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이후 강릉과 다카라즈카, 그리고 효고현과 강원도 사이에 교류가 시작됐습니다. 오고가는 횟수가 늘어났고,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강릉시민들이 매년 다카라즈카 추도비를 참배했고, 일본인과 재일동포들도 <강릉인권영화제>에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도 일본 효고현의 하시모토 현의원이 강릉을 방문하십니다. 작년처럼 올해도 강릉시의회가 하시모토 의원과 재일동포 방문단을 환영해 주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12월6일의 강연에는 이 사연을 조금 자세히 담아보려고 합니다. 수고하신 분들도 일일이 소개하고, 교류와 협력을 어떻게 확대해 나가면 좋을지 생각해 보려고요. 떠오르는 생각을 일단 이렇게 적어두려고 합니다. 이게 저한테는 강연 준비죠, 뭐... 하지만, 잘 될는지... (jc, 202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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