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4-13일에 열리는 강릉인권영화제에는 영화 상영뿐 아니라 여러 행사가 함께 준비됩니다. 그중 <무용신>은 축하공연(동동친구들)과 북토크(이주영), 세미나(조정희)를 지원합니다.
영화제에 북토크가 포함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무용신>이 북토크를 후원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최근(2025년 7월) 출간된 청년작가 이주영 작가의 단편소설집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이 오늘날 젊은이들의 인권 문제를 짚어볼 단서를 제공한다고 판단되어서 마련한 북토크입니다.

12월7일(일) 오후3시 고래책방에서 열리는 이주영 작가의 북토크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시기를 기대하면서, 1인1만원(이상^^)의 후원도 기다립니다.
기간: 11월14일(금)-12월3일(목)
목표: 300만원
계좌: 카카오뱅크 3333-23-1600864 (강릉인권영화제후원, 조정희)

이주영 작가의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2025)>에는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디어 시스터>는 경북 문경과 경남 통영에 사는 두 할머니의 펜팔 이야기입니다. 평생 문맹으로 살다가 한글교실에서 글을 깨친 두 할머니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편지친구를 갖게 됩니다. 두 할머니의 인생과 일상의 에피소드가 잔잔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문경 할머니가 처녀시절에 겪었던 보도연맹 사건의 짧은 회상이 시선과 생각을 오래 멈추게 합니다.
<산책>은 강원도 납북어민과 그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북에서 송환된 후, 기관의 협박과 조작을 겪어야 했던 두 절친의 삶과 가정이 어떻게 무너지고, 어떤 모습으로 대물림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원통함은 시간이 가면서 희석되고, 자식 대에는 어느 정도의 이해가 교환되지만, 사건의 성격상 깔끔한 결말은 불가능하겠지요.
<이터널 선샤인>은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자신의 장례식에 친구와 지인을 초대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안락사 단행을 위해 이미 스위스로 떠났지만, 장례식 참석자들에게 영상으로 마지막 인사를 남깁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균형추가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 스스로 자신의 생사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기본권에 포함되는 것이 좋겠다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되는 얘기>와 <돌스의 사생활>은 라디오 방송국의 아이돌 이야기입니다. 겉으로는 인기를 누리고 화려한 외관을 갖추었더라도, 방송국과 사회가 부과하는 구조적 압박과 관행적 차별에 시달리는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북해서가>는 어째서 저런 글들이 쓰이고 읽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이주영 작가의 문제의식인 듯한데, 답이 제시되기는 쉽지 않은 문제겠지요.
<안녕한 하루>는 성폭력 가해자로 낙인찍힌 사람의 가족이 겪는 혼란과 고통을 그렸고, <캠프닉>은 젊은이들의 몸과 마음의 고통이 어떻게 성장과정의 상실과 연관되었는지 보여줍니다.

각 작품을 초간단 요약했지만 작가의 의도에 얼마나 부합되었는지 자신은 없습니다. 다만, 오늘날 혼란과 고통 속에 사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혼돈과 고통은 이 사회가 유지되는 구조와 기능에 내재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혼란과 고통이 부모 세대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르며, 그 사이에 경중을 가릴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앞으로 부모들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동안 그것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공동체와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주영 작가가 신간소설집의 제목을 어째서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이라고 붙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작품들 속에는 직접 언급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8개 작품을 관통하는 어떤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초록’이 젊음을 가리키는 상징어라면, ‘우리가 젊다고는 하지만...,’ 하고 멈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제목으로 느껴집니다.

이주영 작가의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을 미리 읽고 북토크에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작품의 이해가 조금 더 깊어지고, 생각과 감상이 자유롭게 소통되기를 바라면서, 강릉인권영화제와의 접속점도 찾아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jc,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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