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신> 캠페인이 시작된 지 만6, 햇수로는 7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202031일 시코쿠와 고베의 조선학교에 약 30여켤레의 무용신을 전달한 이래, 홋카이도에서 큐슈까지 모든 조선학교 무용부 학생들에게 약 14백켤레의 무용신을 전했습니다.

 

코로나도 있었고, 한국의 윤석열 정권과 조선의 적대국 선언 등의 난관이 있었지만 나름 꾸준히 일해 왔습니다. 무용신 캠페인뿐 아니라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 프로젝트, 연해주 최재형 고려인학교 무용의상 지원, 강릉 인권영화제 후원, 니시노미야 풍물교류회, 그리고 심지어 방글라데시의 민중혁명을 이끈 젊은이들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회원 수가 많지 않은 <무용신>이 그 중심 사업 뿐 아니라 다양한 방계 프로젝트까지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후원자들과 일꾼들의 열린 마음꾸준한 실천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린 마음이란 관용과 배려입니다. 서로 다른 점을 용납하고, 간혹 내 기대에 어긋나더라도 참아주는 것이지요. <무용신>은 대부분 국외 프로젝트를 수행했기 때문에 관용과 배려가 더더욱 필요합니다. 상황과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용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배려와 관용은 동정과는 다른 것입니다. 연해주와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동포나 일본의 조선인 동포들이 동정의 대상은 결코 아니죠. 굳은 자부심과 강한 생활력을 가진 분들이라는 점에서 조선이나 한국동포들과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언어와 뿌리의식으로 연결된 만큼 교류하고 협력하자는 것입니다. 교류와 협력은 배려와 관용이 작용할 때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꾸준한 실천도 배려와 관용이 작동할 때 가능합니다. 이해하고 용납이 되어야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고, 그것을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무용신이나 무용의상을 전달하는 것은 아주 작은 선물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전달받는 재외동포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드릴 수 있는 것은 한국동포들의 열린 마음이 읽혀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열린 마음과 열린 마음이 만나고, 배려와 관용이 쌓여갈 때 <무용신>의 실천도 꾸준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5년간 이어진 무용신 활동이 그 살아 있는 증거일 것입니다.

 

<무용신>은 그동안 많은 자매단체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서울과 인천, 부천과 성남, 강릉과 홍천, 춘천과 삼척, 부산과 경주, 나주와 광주와 목포, 통영과 고성 등에서 활동하시는 많은 시민단체의 활동가들과 교류하면서 협력했습니다. 올해는 대구와 대전, 전주와 청주의 시민단체들도 참여해 주실 전망입니다.

 

 

<무용신>은 더 이상 자체 회원을 늘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매단체의 활동가들을 굳이 <무용신>의 회원으로 영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용신>이 캠페인을 시작하고, 그 취지와 목표를 정성껏 설명 드리면 많은 분들이 기꺼이 참여해 주시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따로 또 같이> 일하는 <느슨한 연대>를 지향합니다. <무용신>강고한 단일대오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각 시민단체들과 활동가들의 차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서로 달라도 좋습니다. 필요한 시기에 겹치는 부분만큼만 함께 일해도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지난 5년간 <무용신>이 일해 온 방식입니다.

 

올해도 열린 마음과 꾸준한 실천, 관용과 배려, 따로 또 같이 일하는 느슨한 연대를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도 <무용신> 모임에는 조직이나 정관이나 회계장부가 필요 없을 것입니다. 지난 5년간 잘 일해 온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지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직접 주도하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도 그 일이 마음에 들면 참여하시면 됩니다. 상황이나 조건이 맞지 않으면 물러나 있으면 되고요.

 

 

<무용신>은 느슨한 조직이 특징이라고들 하시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과 꾸준한 실천, 배려와 관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살아있는 한 <무용신>은 올해도 좋은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jc, 2026/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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