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라즈카 역의 고교무상화 집회가 끝난 후 방문단은 하시모토 나루토시(橋本成年) 효고 현의원, 키타노 사토코(北野サト子) 다카라즈카 시의원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5월13일 오후4시 반, 다카라즈카 시내 워싱턴 호텔 로비에서였습니다.
오전 11시 간편한 복장으로 가두서명 집회에 참여했던 두 의원은 방문단을 만나기 위해 정장으로 갈아입고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습니다. 김중남, 강승호, 조은혜 선생도 오후 내내 다카라즈카 시내를 시찰하느라 피곤했겠으나, 기대감을 가지고 면담에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도쿄에서 날아온 김재호 선생이 면담의 통역을 맡았고, 강름팀은 두 의원에게 강릉 커피와 신사임당 인절미를 선물했고, 뜻밖의 선물에 두 의원은 좋은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의 면담은 저의 오랜 염원이었습니다. 강릉과 다카라즈카의 인사들이 직접 만나서 공통관심사를 찾고 현안을 의논하면서 교류와 협력의 계기를 모색하기를 오랫동안 바랐습니다.
2020년 11월 일본 <팀아이(당시 회장, 콘도 도미오 선생)>의 의뢰로 저는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의 희생자 5분의 한국 내 연고지를 찾기 시작했고, 약 반년의 조사 끝에 김병순씨의 고향이 강릉임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강승호, 홍진선, 유선기 선생 등의 안내와 경주김씨 수은공파 강릉지회의 김자정, 김철욱 선생의 도움으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김병순씨의 희생을 매개로 강릉과 다카라즈카가 가까워지기를 바랐습니다. 그것이 김병순씨의 희생을 값지게 하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강릉시가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 건립 주도자들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도록 청원을 낸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이 청원은 받아들여졌고, 강릉시청의 박종시, 박인순 계장, 도쿄 소재 강원도 본부의 강병직 본부장과 문미현 부장의 신속한 추진으로, 2022년 4월 김한근 강릉시장 명의의 감사패가 6명의 일본인과 2명의 재일조선인에게 증정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저는 강릉 분들이 다카라즈카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 주시기를 바라면서, 자주 강릉을 방문했습니다. 인권단체 <김성수기념사업회>, 인문학 모임 <롱로드>, 그리고 시민운동단체 <제1강릉포럼>을 알게 됐고, <바리의 꿈>의 김현동 선생, 동해의 강원 도의원 김형원 선생과도 교류하게 됐습니다. 이 인연들이 강릉-다카라즈카의 교류로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2022년 8월 강원대 학술지 <평화들 PEACES>에 <두 도시 이야기: 강릉과 다카라즈카>라는 제목의 논문을 기고하면서, 강릉과 다카라즈카의 교류가 서로에 대한 양 지역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켜 주기를 바랐고, 인적, 상징적 교류에 머무르지 말고 물적, 실질적 교류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또 두 지역의 교류의 폭이 넓어지면서 재일 조선학교 후원으로도 이어지고, 양국의 민주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축구의 고장 강릉이 재일조선학교의 축구부를 지원해 주시도록 요청도 했고, 강릉에서 <조각배 콘서트>를 열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강릉 인권영화제>에 <무용신>이 참여하는 방안도 강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같은 염원과 노력은 강승호 교수(강릉원주대학교 국제통상학)가 1월27-30일의 <무용신> 제1차 일본방문단에 참가하면서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마침내 이번 방문단에 <제1강릉포럼>의 공동대표 김중남 선생과 사무국장 조은혜 선생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번 면담이 성사된 것은 일본 <팀아이>의 정세화 선생과 사사키 모토후미(佐々木基文)선생님의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두 분은 최근 현의원과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두 의원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면서 신뢰를 쌓았고, 두 의원의 당선이 확정된 후에 자연스럽게 <제1강릉포럼>과의 면담을 제안했습니다.
<제1강릉포럼>의 일정과 두 의원의 동선을 고려해 면담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애써주신 사사키 모토후미, 정세화 선생님께 진심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jc, 202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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