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강원 강릉과 일본 효고 사이에 친선축구시합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강릉 선수들이 효고현으로 날아가서 원정경기를 갖게될 예정입니다.

 

 

이 친선축구대회가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강릉과 다카라즈카의 인연은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될 것입니다. 학술이나 예술, 혹은 활동가들의 교류에서 일반시민들의 교류로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20224월 강릉시가 효고현과 오사카부의 활동가 8분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강릉과 다카라즈카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1백여년전 다카라즈카에서 희생되신 5분의 조선인 노동자들을 조사하고, 기록하고, 매년 위령제를 드리고, 추도비까지 건립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희생자 중의 한 분인 김병순씨의 고향이 강릉임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추진되었던 일입니다.

 

 

2023<1강릉포럼>의 회원들이 다카라즈카를 방문했습니다. 김중남, 강승호, 조은혜 선생이 다카라즈카를 방문, 다카라즈카 시의원과 효고 현의원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강릉과 다카라즈카의 시민들 사이에 교류의 물꼬를 튼 중요한 만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에는 제25회 강릉인권영화제에 다큐멘터리 <타마세의 1백년 전설>이 출품, 상영됐습니다. 다카라즈카에 조선인 추도비가 건립되기까지의 사연과 강릉시가 감사패를 증정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재일동포 정세화 선생의 영화입니다.

 

 

강릉과 다카라즈카의 인연은 이렇게 매년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친선축구대회는, 그동안 학계와 예술계, 시민활동가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시민사회 일반으로 확대된다는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동안 <()김성수열사기념사업회(홍진선, 김요한 선생)>, <1강릉포럼(강승호, 김주훈 선생)><강릉인권영화제(김중남, 조은혜 선생)>등이 재일 우리학교 축구부를 후원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무용신>이 무용부를 후원하듯이, 광주-전남의 활동가들이 민족기악부를 지원할 준비를 하듯이, 강릉이 축구공을 보내기로 한 것이지요.

 

 

축구공 전달의 방법을 모색하던 중, 직접 가서 시합하는 자리에서 전달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이 제시됐고, 그 제안이 강릉-효고 친선축구대회 개최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축구공은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우리학교에 축구공이 없어서 학생들이 축구를 못하는 것도 아니지요. 다만 이런 행사와 후원을 통해서 한국동포와 재일동포가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이 뜻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강릉과 효고의 선수들은 언제, 어디서 친선시합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계십니다. 시기와 장소가 결정되면 그 다음 일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는 (1) 강릉-효고 축구선수단의 시합으로 논의가 시작됐고, 여기에 (2) 강릉-오사카 선수단의 시합이 추가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어 왔는데, 논의가 진전됨에 따라 (3) 6월 마지막주에 예정된 도쿄-효고-오사카의 축구대회에 강릉팀이 참가할 수 있는지의 방안도 협의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나 시기는 5월말이나 6월중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많은 분들이 강릉-효고 친선축구대회의 성사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지만, 두 분의 이름이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정홍영, 콘도 도미오 선생입니다. 다카라즈카 조선인 희생자 5분을 발굴하셨고, 이를 <가극의 거리의 또 하나의 역사>라는 저서로 기록을 남기셨고, 마침내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 건립에 앞장서셨던 분들입니다.

 

 

끝으로, 친선축구대회와 함께 또 한 분의 이름이 기억되기를 기대합니다. 111년 전에 이국땅에서 중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다가 사고사를 당하셨던 강릉 출신의 조선인 노동자 김병순씨입니다.

 

 

친선축구대회가 김병순씨의 희생을 기리면서 강릉과 효고 사이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jc, 2025/3/15, 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