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2-15일 <무용신>이 방문할 효고(兵庫)현의 니시노미야(西宮)에 대해 예습중입니다만, ‘한신칸 모더니즘’과 ‘아마가사키의 댄스홀’을 살피다가 옆길로 샜습니다. 1920년대 조선과 연해주와 일본의 복잡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신무용과 사교댄스가 등장했는지 추적했고, 그것을 배경으로 최승희 선생의 조선무용이 탄생한 과정을 간략하게나마 살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니시노미야가 어떤 곳이고, 언제부터 조선인들이 이주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날 일본에는 약 44만명의 재일동포가 살고 있습니다. 이중 약 2만6천명이 조선과 한국 국적을 거부하는 조선적입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재일동포의 수는 약 60만명이었지만, 2010년대에는 50만명, 지금은 40만명대로 줄었습니다. 1995년부터 2021년까지 약 20만명의 재일동포가 귀화했기 때문입니다.

효고현에는 2019년 6월1일 현재 약 4만명의 ‘한국인/조선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고베(神戶, 1만6천명)에 살지만, 아마가사키(尼崎, 6천5백명)와 히메지(姫路, 4천3백명)와 니시노미야(3천1백명)에도 3천명 이상의 조선인/한국인이 거주하고, 이타미(伊丹, 1천7백명)와 다카라즈카(宝塚, 1천6백명)와 아카시(明石, 1천1백명)에도 1천명 이상이 살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현재 니시노미야의 인구가 약 48만명인데, 그중 외국인 인구가 약 8천명(1.6%)입니다. 그중 한국인/조선인(3천1백44명, 약 40%)이 가장 많고, 중국인(17%), 베트남인(12%)이 뒤따릅니다. 2,3위의 외국인 인구를 합친 것보다 1위의 조선인/한국인이 더 많습니다.

일본 통계에 ‘한국인/조선인’이라는 범주가 사용되는 데에는 사정이 있습니다. 재일동포는 총련계와 민단계, 그리고 한국계 신세대 동포로 나뉘는데, 총련계 동포들은 자신을 ‘재일조선인’이라고 부르는 반면, 민단계나 신세대 동포들은 ‘재일한국인’을 자처합니다. 따라서 이들을 한꺼번에 통칭할 때는 ‘한국인/조선인’, 또는 ‘조선인/한국인’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이지요.

세 그룹의 통칭으로 ‘자이니치(在日)’라는 말도 있지만 정확한 말은 아닙니다. 일본에 사는 중국인이나 베트남인도 ‘자이니치’이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는 이 세 그룹을 모두 ‘재일동포’라고 말하지만, 한국 밖에서는 그 용어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학자들은 ‘재일코리안’이라는 말도 쓰는데, 세 그룹 이름의 영어 번역에 ‘코리안(Korean)’이 공통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세 그룹을 굳이 한데 묶어서 통칭해야 하는 지에 의문을 가집니다. 이름을 정할 때는 당사자의 의사와 관행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그에 따르자면 그냥 ‘재일조선인’과 ‘재일한국인’이라는 말을 따로 사용하면 됩니다.

연해주의 재러동포는 자신들을 ‘고려인’이라고 부릅니다.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던 고려인과 그 후손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고려인’입니다. 중국의 조선인들은 스스로 ‘조선족’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그 이름도 존중해야 합니다.
2024년 벽두 조선의 국가수반이 한국을 적대국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재일조선인들이 이 선언을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재일조선인과 재일한국인이 교류할 일은 없겠지요. 그런 행위는 반역죄나 간첩죄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일한국인/조선인’이라는 범주와 이름도 그 용례가 점점 드물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한반도가 조선과 한국으로 분단되기 이전 시기의 일본 이주민을 가리킬 때는 재일조선인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이데올로기 대립이 생기기 전이었고, 무엇보다도 당사자들이 모두 스스로를 조선인이라고 불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한반도 분단 이전의 조선인이 분단과 함께 재일조선인과 재일한국인으로 나뉜 것이지요.

그러나 이같은 용어 정리는 제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제가 쓰는 글에서는 이 원칙을 적용하겠지만, 다른 연구자나 저널리스트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용어들도 있기 때문에, 각 용어의 의미와 용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jc, 202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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