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4. 살플레옐 공연의 마지막 작품은 <서울의 무녀(Sorcière de Séoul)>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무녀춤> 혹은 <무당춤>이다. 작품 해설에는 “한국의 무녀는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눈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유혹한다. 때로는 승려를 유혹하기도 한다. 무녀의 아름다움이 인생의 지혜보다 더 강하다”는 설명도 덧붙여져 있다.

무교는 한국의 역사시대 이전부터 민간에 뿌리박은 신앙으로, 불교와 유교와 기독교 등의 외래종교가 전래된 이후에도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무속신앙의 제사장인 무당도 그만큼 연원이 오래고 민간의 생활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무당이 민간과 만나는 행사가 ‘굿’이며 굿을 통해 신적 존재와 인간을 이어주는 무당의 움직임이 ‘춤’이다.
무당춤은 무당의 역할을 기준으로 강신무와 세습무로 나뉜다.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 신령의 역할을 하면 강신무이고, 신령과 인간을 잇는 제사장 역할을 하면 세습무이다. 프로그램의 해설에 따르면 최승희의 <무당춤>은 세습무로 분류될 것이다.
무당춤은 지역에 따라서도 구별된다. 강원도의 강릉굿과 삼척굿, 경상도의 부산굿과 영덕굿과 통영굿, 전라도의 진도굿 등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각작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
프로그램의 제목이 “서울의 무당”이기 때문에, 최승희의 <무당춤>은 서울식 굿춤이다. 서울굿은 무복이 아름답고 춤도 우아하며 차분한 편이다. 무당은 쾌자를 입고 깃을 꽂은 높은 관이나 절립을 쓰고 한 손에 방울, 다른 손에 삼불제석(三佛祭釋)을 그린 부채를 드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는 삼치장이나 장검, 혹은 길고 붉은 수건을 사용하기도 한다. 타악기 중심의 음악이 보통이나 리듬악기를 쓰기도 한다. 도드리, 굿거리, 타령 등의 빠른 리듬을 사용한다.

<신한민보(1938년 2월10일)>도 로스엔젤레스 이젤 극장 공연에서 발표된 <무당춤>에 대해 “통 높은 갓에다 구슬끈을 다라쓰고 전포를 입고 부채를 들고 방울을 흔들며 점을 치는 춤”이라고 묘사하고, “부채를 폈다 접었다 방울을 흔들며 분주히 돌아가는 것이 대체로 보아 이것도 활기 있는 춤”이라고 설명했다.
무당굿이 예술무용으로 전화된 것은 근대의 일이며 이는 최승희의 <무당춤>도 마찬가지이다. 그의 무당춤이 초연된 것은 1936년 9월22일 히비야 공회당에서 열렸던 제3회 발표회였으나, 무당춤의 연구는 1929년 무용유학을 마치고 경성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1933년 3월 다시 도쿄로 돌아갈 때까지 최승희는 한반도 곳곳의 무당과 기생들을 찾아다니면서 춤사위를 배웠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후 <무당춤>은 최승희 공연의 주요 레퍼토리였다.
서울 무당춤에서 방울 대신 또 하나의 부채를 들면 <부채춤>이 되고, 부채 대신 방울만 사용하면 <쟁강춤>이 된다. 또 붉은 수건만 들고 악령을 쫓는 춤을 추면 <수건춤>이 된다.
따라서 무당춤은 오늘날 예술무용으로 정착된 각종 전통무용의 원류이자, 다양한 발전을 위한 소재로 작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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