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희는 자서전에서 여학교 졸업 당시 자신의 나이가 15세였다고 말했다. 그는 두 권의 자서전에서 5회 이상 일관적으로 자신의 나이가 15세였다고 서술했으므로 그것은 사실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때의 15세가 만 나이연 나이세는 나이중에서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는지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결혼 당시 최승희와 안막의 나이가 동시에 언급된 같은 자서전의 서술을 검토하면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 <나의 자서전(1936)>의 해당 기록은 다음과 같다.

 

번잡하지 않게 세비루를 입은 신랑과 간단한 스포츠복을 입은 신부는 트렁크를 하나씩 든 간단한 차림으로 석왕사로 밀월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 그것이 쇼와7(=1932), 내가 스무 살, 안막이 스물두 살 되던 봄의 일이었습니다.” (<나의 자서전>, 1936:99-100).

 

 

우선 1932년은 1931년의 잘못이라는 점은 앞에서 지적한 바 있다. 이 기록에는 결혼 당시 최승희가 20, 안막이 22세였다고 되어 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193159일이었으므로 두 사람의 생일이 언제였는지에 따라 각 나이는 다음의 6가지로 계산될 수 있다.

 

우선 안막의 경우, 그의 공식 생일(1910418)이 양력 날짜였을 경우 그의 만 나이21(+20), ‘연 나이21, ‘세는 나이22세이다. 그러나 만일 안막의 공식 생일 날짜가 음력이어서 양력날짜로 환산해야 했다면 실제 생일은 1910526일이 되어, 그의 만 나이20(+11개월), ‘연 나이21, ‘세는 나이22세가 된다.

 

최승희의 나이도 비슷한 방법으로 6가지로 정리된다. 최승희의 생일 19111124일이 양력 날짜일 경우 결혼 당시의 만 나이19(+5개월반), ‘연 나이20, ‘세는 나이21세이다. 만일 최승희의 생일 날짜가 음력 날짜였다면 이를 양력 날짜로 환산하면 1912112일이 되고, 최승희의 만 나이19(+4개월), ‘연 나이19, ‘세는 나이20세이다.

 

이상의 각각의 경우에 따른 안막과 최승희의 나이는 다음과 같이 간단한 표로 정리될 수 있다. 이 표에 따르면 최승희의 나이가 20세였던 경우는 19111124일이라는 생일날짜가 양력으로 연 나이이었을 때와 음력으로 세는 나이였을 때였고, 안막의 나이가 22세였던 경우는 191048일이라는 생일날짜가 양력이든 음력이든 세는 나이였을 때였다.

 


공식생일 생일 날짜가 양력인 경우 생일 날짜가 음력인 경우
만 나이 연 나이 세는나이 만 나이 연 나이 세는나이
최승희 1911/11/24 19 20 21 19 19 20
안막 1910/4/18 21 21 22 20 21 22

 

따라서 최승희가 20세인 경우가 두 경우이고 안막의 나이가 22세인 경우가 두 경우이므로, “최승희 20세와 안막 22의 조합은 4가지로 정리된다. (1) 두 사람의 생일이 모두 음력이고 모두 세는 나이를 계산했을 때, (2) 최승희와 안막의 생일 날짜가 모두 양력이지만 최승희는 연 나이,’ 안막은 세는 나이를 계산했을 때, (3) 최승희의 생일은 양력으로 연 나이를 계산하고, 안막의 생일은 음력으로 세는 나이를 계산했을 때, 그리고 (4) 최승희의 생일은 음력으로 세는 나이를 계산하고 안막의 생일은 양력으로 세는 나이를 계산했을 때이다.

 

4가지 경우 중에서 첫 번째(1)의 경우가 가장 사실에 가까웠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선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음력’, 실제로는 태음태양력을 사용했고, 나이계산에는 세는 나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최승희와 안막이 그같은 관습을 따른 것이라면 공식 기록에 나타나는 그들의 실제 생일은 각각 191212(최승희)1910526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승희가 같은 자서전에서 여학교를 졸업하고 무용유학을 떠났던 시기의 나이 15세였도 역시 세는 나이였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19263월말에 세는 나이로 15세였다면 그의 생년은 1911년이 아니라 1912년이었을 것임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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