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활동해 온 <무용신>의 특징이 있다면, 우리의 활동과 행사가 공적인 인정과 후원을 받도록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활동은 재외동포의 민족교육과 민족예술을 후원하는 일인데, 이를 위해서 일본과 러시아의 동포들뿐 아니라 일본인과 러시아인 활동가들과의 교류와 협력도 확대해 왔습니다.

 

 

이에 더해 우리의 방문이나 후원사업이 현지 지방정부의 인정이나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는데, 이번 니시노미야 방문단의 활동, 특히 714일의 공민관 풍물 공연이 니시노미야시와 니시노미야시 교육위원회의 공식 후원 사업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일본 <팀아이>의 사무국장 정세화 선생께서 알려 오신 바에 따르면, 일찍부터 니시노미야시와 교육위원회에, <무용신>이 방일해 진행하는 <동동> 공민관 풍물공연을 공식 후원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하셨는데, 75일 마침내 승인되었다는 연락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시와 교육위원회의 공식 후원행사가 되면 어떤 혜택이 따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후원금을 비롯한 기타 행사 지원이 제공되는 지도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그런 구체적인 후원보다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사적이거나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라, 지자체가 인정하는 공식 행사가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일은 2년 전 한국에서도 이뤄졌습니다. 당시 일본의 <팀아이>와 한국의 <무용신><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 건립을 추진하신 지도자 8분에게 강릉시청이 감사패를 전달해 달라고 청원했습니다. 1914년에 고베수도공사 중에 사고사로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 김병순씨가 강릉 출신이라는 점을 밝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릉 시의회에 제출된 청원서는 강릉 시정부에 전달되어 검토되었고, 청원내용의 실사를 거쳐서 강릉시장(당시 시장 김한근) 명의의 감사패를 6분의 일본인 활동가와 2분의 재일동포에게 전달하기로 결정됐습니다.

 

 

당시는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강릉시의 담당공무원이 직접 다카라즈카를 방문하지 못했고, 청원의 실사와 감사패 증정을 도쿄 소재 강원도본부(당시 본부장 강병직, 담당국장 문미혜)에 의뢰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일이 강릉시에 국한되지 않고, 도쿄와 고베의 한국공관에도 알려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강릉시의 공무원들과 강원도 본부의 강병직 본부장은 이 일을 자기 일처럼 열심히 추진해 주셨고, 마침내 20204, 다카라즈카에서 감사패 증정식이 열렸습니다.

 

감사패는 모두 8분에게 증정되었는데, 이 분들은 일제강점 초기에 일본으로 노동이민을 오셔서 고생 끝에 사고사를 당하신 조선인 노동자들을 발굴하고, 기록하고, 위령제사를 드려 오신 분들과 다카라즈카와 효고현, 오사카부에서 캠페인을 벌인 끝에 2020326일 추도비를 건립하는 데에 앞장서신 분들입니다.

 

 

이 증정식에서는 재일동포 향토사학자 정홍영(鄭鴻永) 선생, 일본공립학교 교사 출신의 활동가 콘도 도미오(近藤富男) 선생, 재일동포 사업가 김례곤(金禮坤) 선생, <고베학생청년센터>의 연구자 히다 유이치(飛田雄一), 호리우치 미노루(堀内稔) 선생, 타마세 만푸쿠지의 아다치 타이쿄(足立泰敎)와 아다치 치쿄(足立智敎) 스님, 조각가 타마노 세이조(玉野勢三) 선생이 감사패를 받으셨습니다.

 

 

이 일은 한국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었지만, 일본에서는 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많은 재일동포와 일본인 활동가들이 한국과 재일조선인의 권익을 위해 일했지만, 한국 지방정부로부터 공식적인 감사의 인사를 받은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다카라즈카시는 이 감사패 증정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좀 있었습니다만, 이번에 니시노미야시와 교육위원회가 <동동> 풍물공연을 공인하고 후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대단히 큰일이고, 고마운 일입니다.

 

 

무용신은 앞으로도 시민들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이러한 노력이 공적으로 인정되도록 하는 데에도 더욱 힘쓰겠습니다. (jc, 20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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