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전인 1944년 부산부 법일정에는 삼일극장(三一劇場산이치게키조, 1944-2006), 수안정에는 동래극장(東萊劇場토라이게키조, 1944-1992)가 새로 개관했다. 동구 범일동 117번지에 개관한 <삼일극장>은 범일동 지역 최초의 극장으로 극장주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개관 당시부터 재상영관으로 출발한 <삼일극장>은 해방 후 시간이 가면서 3, 4번관으로 운영되던 연극과 영화 공용극장으로 광복 직후 창고로 사용되기도 했는가 하면, 한국전쟁 때는 피난민을 위한 수용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삼일극장의 일제강점기 영업기간은 1년 남짓이었으나, 해방 후 폐관까지 60여년동안 범일동 주민과 인근의 신발공장 근로자들의 문화 욕구를 해소해주던 공간이었다.

 

 

개관 당시 단층이었던 삼일극장은 1969년 철근 콘크리트 3층 건물로 개축되어 1025일 재개관했다. 이 신축 삼일극장은 무대면적은 15평으로 협소한 편이었으나 좌석수가 929(1570, 2179, 입석 180)의 대형 극장이었다.

 

해방 후 <삼일극장(1944)><조일영화극장(1946)>, <삼일극장(1947)>, <제일극장(1949)> 등으로 여러번 개칭되다가 1953<삼일극장(1953)>으로 되돌아가서 정착되었고, 2006년 폐관될 때까지 원래의 명칭으로 운영되었다.

 

<삼일극장>이 유명해 진 것은 영화촬영 장소로 이용되면서 부터였다. 우선 나운규의 일생을 그린 <아리랑(1966, 최무룡 감독)>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는데, 이는 <삼일극장>의 외관이 일제강점기 경성의 <단성사>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삼일극장은 <친구(2001, 곽경택 감독)><소년 천국에 가다(2005, 윤태용 감독)>, <삼거리극장(2006, 전계수 감독)> 등의 배경이 되었다. 특히 영화 <친구(2001)>의 관람자 수가 8백만을 넘어서자 부산광역시는 범일동 구름다리에서 삼일극장까지를 <친구의 거리>로 선포하기도 했다.

 

동래극장(東萊劇場토라이게키조, 1944-1992)은 극장주 다까다 쥬이찌(高田壽一)1944102일 설립 허가를 받고 부산부 수안정(=동래구 수안동 200번지)”에 설립한 동래 지역 최초의 영화 극장이자, 일제강점기에 개관한 마지막 극장이었다.

 

동래극장은 2층짜리 콘크리트 석조건물로 건축되었고, 무대는 15평으로 좁은 편이었으나 객석은 총 6백석(1400, 2100, 입석 100)의 중형극장이었다. 동래극장 개관 이전에는 동래여자고등학교 앞 붉은 벽돌 양옥 건물이었던 <동래청년회관>을 비롯해 동래구락부, 동래보통학교, 동래염불암, 일성관, 동래공회당 등이 영화와 연극공연 장소로 활용되어 왔으나, 마침내 <동래극장>이 동래구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게 된 것이다.

 

 

<동래극장>이 개관됨으로써 부산부 지역의 극장은 중구에 15개가 밀집되기는 했으나 동구에 5, 영도구에 2, 북구에 1개에 더하여 마침내 동래구에도 <동래극장>이 개관되어, 어느정도 지역적 안배가 이루어진 셈이었다.

 

해방후 <동래극장(1944)><동래영화극장(1947)>으로 개칭되어 경영되다가 1950년에는 <동래극장(1950)>으로 재개칭되어 2,3번관으로 운영되던 중 1984910일 폐관되었다.

 

이후에도 <동래극장>1985525동래구 수안동 378번지로 주소지를 변경해 재건축되면서 명맥이 유지되었으나 19921017일 최종 폐관되었다. 개관 당시의 <동래극장> 자리에는 대한투자신탁증권 동래점이 자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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